2024.11.3 일요일에 서대문 이음길 중 북한산자락길을 따라 트레킹을 했습니다.
인터넷 동영상에 올라온 계단이 '단 1개도 없는' 무장애 데크길이라는 제목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가파른 길이 없어서 편하게 트레킹을 하고 왔습니다.
트레킹을 편하게 하고 오면 되겠냐고요?
네, 편하게 걸으니 자꾸 걷고 싶어져 다음에도 이런 무장애 데크길로 다시 트레킹을 가고 싶습니다.
친구와 옥천암에서 만나기로 해서 버스를 타고 홍지문 정류장에 내렸습니다.
11월인데도 기온이 높아서 도톰한 맨투맨이 살짝 더웠어요.
그래도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아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옥천암은 이름을 풀이하면 옥과 같은 샘이 흐르는 암자입니다.
암자 바로 옆에 홍제천 개울이 시원한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습니다.
"...옥천암이라는 암자가 있는데, 샘이 언덕 위 바위 사이에서 흘러 바람병, 체증 있는 사람이 마시면 신효하게 낫고 눈병에도 씻으면 낫는다고 한다." -출처 : 옥천암 누리집 <옥천암 역사이야기> 중
옥천암 마애보살좌상은 고려 시대 보살상으로 보물 제1820호입니다.
조선 태조 이성계가 도읍지를 한양으로 정할 때 이 마애불상 앞에서 기원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고 합니다.
친구가 도착하기 전에 오늘 트레킹을 할 곳 답사를 합니다.
처음에는 마애보살좌상 있는 아래쪽 데크길인줄 알았는데 그곳이 아니라 뒤로 보이는 다리를 건너가야 합니다.
암자 문을 지나 화분이 놓인 다리를 건너갑니다.
산길에 나무 사이에 줄을 이어 연등을 단 절만 보다가 도심 속에 육교 난간에 연등을 단 걸 보니 새롭네요.
오늘 목표는 맨 아래 분홍색으로 표시된 북한산구간 4.8km입니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바라보는 길에
매년 단풍이 예뻐 가을만 되면 어딜 가지 않아도
단풍 가로수를 감상하는 게 기쁨이었는데
올해는 단풍이 예쁘지 않아 많이 아쉽습니다.
쨍하고 깊은 가을의 색감이 아니라 탁하고 칙칙한 색에 바스스 부스러지는 낙엽만 쌓여 있습니다.
아마도 올여름 극강의 폭염 영향이 아닐까요?
아니나 다를까, 오늘 산행에서도 알록달록 예쁜 단풍을 보기는 힘드네요.
하지만 밝은 가을 햇살 아래에서 트레킹하기 딱 좋은 날씨가 모든 것을 커버해 줍니다.
쾌청지수 최고입니다.
친구가 말합니다.
"여행에서는 날씨가 90%를 좌우해."
제가 말했죠.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영향이 더 커. 아무리 날씨가 궂어도 좋은 사람과 함께 하면 그 또한 즐거운 추억이 돼."
둘이 크게 한 번 웃고 또 걷습니다.
길이 편하니 대화하며 걷기에도 좋습니다.
중간쯤 가니 앉아서 쉬기에 딱 좋은 자리가 있네요.
앉아서 친구가 최근에 읽고 있는 소설에 대해 이야기해 줬어요.
친구와 소설 속 인물들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소설 속 인간 군상들의 모습이 현실 속 내 주변에서도 항상 존재합니다.
나는 그 군상 중 어디에 가까울까,
최소한 남에게 피해는 주지 않고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드디어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짧은 트레킹 길에도 전망대는 있군요.
전망대에서 북악산, 인왕산, 안산이 모두 보였습니다.
옥천암에서 시작해서 실락어린이공원 입구까지
친구와 수다 떨며 걸으니 4.8km가 금방 끝났네요.
데크길이 잘 만들어져 있어 오르고 내리는 편차가 거의 없습니다.
조금 내려가니 버스 정류장이 있어서
마을버스를 타고 홍제역 근처로 가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처음에 가려고 했던 식당에 웨이팅이 1시간이라는 말을 듣고 차선으로 선택한 곳인데
맛집입니다. 강추!!!
한방삼계탕(16,000원)을 시켰는데
원래 닭요리를 안 좋아하는 제 입맛에도 쫄깃한 식감이 뛰어났습니다.
담백하고 깔끔한 육수 또한 입맛을 살려주었고요.
트레킹에 이어 식사까지 완벽한 코스로 끝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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